제목 | 구명본 초대전 부산일보 [추PD의 아틀리에] | 엮인글 | https://galleryjoy.com/xe/891/20d/trackback | ||
---|---|---|---|---|---|
글쓴이 | galleryjoy | 날짜 | 2013.12.31 15:11 | 조회 수 | 6937 |
구명본 개인展(갤러리조이)_131227
구명본 작가에게는 작년과 올 해 무척 바쁜 해였다. 2년 동안 개인전을 8번이나 했으니 얼마나 바빴겠는지 가늠할 수 있겠다. ‘구명본’이란 이름을 떠 올리면 소나무 그림과 특유의 구레나룻이다. 그의 구레나룻은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인상을 편안하고 친근감 있게 해준다. 전날 전시 오픈식을 하고 피곤했을 텐데 인터뷰 요청에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었다. 작가는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 오면서 몇 번의 변화를 겪었다. 구상화, 오브제와 콜라주 작업에 이어 현재의 소나무 작업은 10년째 하고 있다. 이제는 ‘소나무 그림’ 하면 ‘구명본’ 이름을 떠 올릴 만큼 널리 알려지게 됐다. 작가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의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릴 적 고등학교 때까지 시골에서 자란 작가는 지천으로 볼 수 있는 소나무와 함께 자랐다. 작가는 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적 정서와 또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지에 대해 고민 해 왔다.
작가는 과거 오브제 작업을 하면서 오래된 물건들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가령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가옥을 허물 때 거기서 나온 나무판을 수집한다거나 괘종시계, 낡은 가죽 가방, 고서, 화로와 솥과 같은 모티브에서 그의 작업이 시작됐다. 그의 작업에 깔린 토속성과 전통성에 대한 생각들은 조형예술로 조금씩 탄생되어 갔다. 오래된 물상에 대한 그의 심취는 10여 년 전부터 솔 작업으로 변화했다. 우리나라 산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는 어쩌면 작가의 자연스러운 접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구명본 작가의 작품 속에는 소나무와 함께 또 하나의 흥미 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여백에 대한 생각들이다. 이 여백에 대해 감상자들은 다양한 느낌을 이야기한다. 어떤 이는 회오리 같다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파도 같다고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에 개의치 않는다. 한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배경 작업을 할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이 것에 대해 작가는 ‘소나무 사이에 있는 공간 개념’이라고 설명할 뿐 이것이 꼭 무엇 무엇이라고 정의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작가가 제시한 소나무는 소나무라는 객관적 실재와 사의로 획득된 표상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작가는 소나무라는 대상을 사실과 사의의 공간 속에 놓아두고 있으며 그 나머지는 모두 비웠다 바로 이 비워진 여백은 오로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으면서 우리를 대화로 이끌고 있다. 작가의 화면은 대상과 표상사이의 더 넓은 심연을 열어 보임으로써 해석의 지평을 넓히고 있으며 혼자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상상력을 허용하고 있다. 작가는 소나무를 통해 ‘대상’과 ‘여백’의 오솔길을 만났다. 구명본이 발견한 회화적 성취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이영준 큐레이터의 글 중에서> 이번 전시는 갤러리조이에서 개관 1주년을 맞으며 기획한 초대전이다. 최영미 대표는 “몸과 마음 늘 푸른 소나무와 같이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초심 잃지 않고 작가에게는 창작의 뜨거운 열정과 꿈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중들에게는 생활의 활력소로서 긍정적이고 건강한 삶을 선물하는 기쁨과 행복을 나르는 메신저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라고 인사말을 한다.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푸르고 희망찬 계획을 세워보며 2013년을 마무리한다.
- 장소 : 갤러리조이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