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갤러리조이]기획초대전 '권 혁展' - 붓으로 빚은 도자기 - 국제신문 기사 | 엮인글 | https://galleryjoy.com/xe/4884/598/trackbac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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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galleryjoy | 날짜 | 2017.01.24 12:05 | 조회 수 | 2176 |
- 생생하고 오묘한 항아리·접시
최근 개막한 그의 개인전은 아트페어에선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준다. 아트페어에선 서너 점 밖에 볼 수 없었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40여 점을 볼 수 있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와 색깔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소재는 항아리와 접시 두 개로 단순하지만, 각각의 작품에는 각기 다른 이야기가 담겨있어 풍성하다. 작가가 작품에 담은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권 작가는 무생물인 도자기를 그리지만, 그 안에는 인생을 담았다. 캔버스에 항아리 두 개가 있다 . 왼쪽 항아리는 위쪽이 넓고, 오른쪽 항아리 가운데가 넓다. 남편과 아내가 손을 잡고 담담히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항아리로 표현한 그림('부부')이다. 연한 핑크빛 항아리가 화면 왼쪽 상단에 놓인 작품도 있다. 부제는 '독신주의'. 혼자서 당당히 핑크빛 인생을 살아가는 '골드미스'를 보는듯 하다. 맑은 청색 항아리가 머리를 살짝 가운데로 향하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림('신호등을 건너는 유치원생')도 있다. 권 작가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보고 착안한 작품이다. 줄지어 건널목을 건너는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얼굴, 머리를 가운데로 모아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귀여운 모습을 형상화했다. 권 작가가 처음부터 도자기를 그린 건 아니다. 7년 전까지는 오히려 인체를 잘 그리는 화가로 이름이 높았다. "인체 그리는 걸 좋아해서 인체를 가장 잘 그리는 러시아에 유학도 다녀왔어요. 기술과 더불어 나만의 철학을 담았는데, 보는 이의 초점은 항상 기술에 집중됐어요. 어느 순간 '기술이 좋다'는 말을 듣기가 너무 힘들어졌어요. '가장 단순한 그림에 마음을 담자'는 생각에 항아리와 접시를 만났죠." 항아리는 채움, 접시는 비움을 상징한다. 권 작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내내 고민하는 두 가지 상반되는 마음을 항아리와 접시로 표현한다. 항아리와 접시가 너무도 생생해서 당연히 실물을 보고 그릴 거라 생각했지만, 작가의 작업실에는 도자기는커녕 도자기 사진도 한 장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붓으로 빚은' 도자기다. 인체를 묘사했던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에 상상만으로 실물보다 더 생생한 도자기를 그려낼 수 있다.
권 작가는 항아리와 접시라는 제한된 소재 안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붓질을 그대로 살리면서 회화성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동양화 재료를 사용해 보고 싶어 재료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담을지 궁금해진다. 다음 달 26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언덕 갤러리 조이. (051)746-5030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출처: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70124.220211917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