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박희진 사진전 '부산일보' 문화면 기사 | 엮인글 | https://galleryjoy.com/xe/335/02c/trackbac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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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galleryjoy | 날짜 | 2013.02.13 13:53 | 조회 수 | 16749 | |||||||||
산책길 발에 채인 돌멩이 하나. 며칠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마치 길 잃은 동물처럼 보여 집으로 가져왔다. 박희진 교수(동주대 방송영상과)의 작업 '흔적 trace'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진의 주인공은 이기대 갈맷길에서 만난 돌이다. 수석처럼 빼어나게 이쁘지도 특이하지도 않다. 그저 발길에 채이는 대로 들고와 렌즈를 들이댔다.
작은 돌로 커다란 인화지를 어떻게 채울까. 고민일 법한데 아예 배경은 순백으로, 피사체는 흑백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백김치'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우연히 갤러리를 찾았다 돌 하나를 온전히 마주한 한 중년의 신사는 "돌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며 한참을 들여다보다 걸음을 옮긴다.
사진을 찰나의 예술이라 했던가. 무려 한 달이 넘게 걸린 작품도 있다. 콩알 만하게 축소한 돌 이미지 4만 개를 재배치해 탄생한 결과물이다. '사진(photograph)은 빛(photo)으로 그리는 그림(graph)'이라는 작가의 생각이 녹아들어 여느 회화 작품 이상의 품이 들어갔다. 박 교수는 "그림을 그리듯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시간과의 싸움을 했다"라면서 "앞으로는 '그리는' 대상을 식물·사람 등 생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출저:(부산일보)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sectionId=1010040500&subSectionId=1010040500&newsId=20130212000182 |